* 왜 나쁘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신은 바람피우는 것이 왜 나쁘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머머? 바람이 나쁘다니? 웬 섭섭한 말씀?
나는 갈바람(가을바람) 또는 하늬바람이라고 하는 바람을 얼마나 좋아하는 데에…. 그 바람이 불면 멋지자너? 늦가을 뉘엿뉘엿한 거리를 코트 깃을 쓰윽 올리고 땅바닥 쳐다보면서 낙엽을 밟으며, 시몬 너는 아느냐? 낙엽 밟는 소리를… 긍께 머시냐 있는 폼 다 잡고 말여… 글고 이른 아침 동틀 무렵 가볍게 불어오는 그 바람 있쥐이… 그거 직접 가슴으로 안 맞아 본 게으름뱅이들이야 모르쥐이! 거 이름이 뭐더라… 아! 깜빡했네? 그 바람이 샛바람일껄? 또 남쪽에서 상쾌하고 시원하게 부는 마파람도 좋고… 또또 하나가 뭐드라? 아 맞다! 높은 데서 내려오는 그 높바람 북풍도 역쉬 죽이지이.
에엥? 뭐시라구? 지금 그런 바람 야그가 아니라구? 구람 뭔데?
아하! 푸하하하, 남녀의 로맨슨데 어울리지 않는 로맨쓰?
오호 통재라! 그건 바람이 아니라 바람기(끼)라고 해야 말이 되징? 끼가 움직이면 바람난다고 하니 말은 되는 것도 같넹. 그나저나 그 엄청난 것을 장난삼아 쓰면 위선이란 가면을 쓰고 성인군자인 척하는 인간한테는 대빵 욕을 먹을틴디….
어찌 발을 들여놔야 욕을 안 먹고 내 하고자 하는 말을 다 토할까나?
오우! 여러분 일단 한마디 먼저 던집네다.
바람기(氣)는 일단 두 가지 속성이 있다고 봐야 할 겁네다.
첫째는 이성에게 쉽게 끌리는 좀 가벼운 성질을 가진 사람을 말하고, 두 번째는 법적으로 남편이나 아내가 있는 사람이 자기 것(?) 외에 눈을 돌리는 것을 말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단 언더스탠드?
여기 성격상 첫 번째보다는 두 번째에 가까운 사람들이 많으니께 총각과 처녀는 일단 제외하겠슴다.(제외 안 하면 말이 길어징께)
아무튼 단도직입(單刀直入)으로 말하자면, 잘못된 것이제잉! 암암. 당연히 임자 있는 몸이 남의 것(?)을 취하면 안 된다고… 내 아들도 학교에서 남의 것을 몰래 가지고 가면 나쁜 거라고 배운다카는 데에.
근데 말여 고것이 문제란 말이여, 도덕적이나 현실적 법규를 가지고 따지고 들면 분명히 잘못된 것인데잉… 임자가 있든 없든지 간에 사랑이라는 것이 결부되면 말이 좀 이상하게 흐른다, 이 말이여… 좀 외람된 말이지만 세상을 창조하신 ○○님의 아들이 말여. 다 아는 이야기 있지. 그 여인네를 앞에 두고 ‘니들 돌 던져 봐! 던질 수 있어?’ 했단 말이지잉. 이해 가남? 암 똑똑한 사람들이야 잘 이해 할 거야….
아니라구? 궤변이라고? 그래? 들이대 볼 거여? 그래? 그럼 대 봐?
모든 것이 자기 하기 나름이고 자기 책임 하에 하면 된다 이말이쥐이. 으메, 내 그럴 줄 알았다잉. 앞선 사고라고 손가락질 할 줄 알았다구.
웃긴 말로 바람피우다 걸리면,
“나 저 사람 사랑해서 그런 겨. 니네 떨어져 나 저 사람과 살겨. 저 사람도 나 사랑하니께. 오우 내 사랑!”
그래, 안 그래? 푸하하하!
참! 한 가지만 물어 볼까앙? 현재 나의 아내와 남편과 무슨 이유로 함께 살고 있는 강?
뭐라코? 사랑은 이미 식어 없어졌는데 애들 때문에 산다? 오우 예!
세상의 눈이 하도 많아서 결혼에 실패한 자란 말이 듣기 싫어서 산다? 예스 아이 캔!
기타 등등…(이유가 너무 많아 중략함네다)
노우 아엠 더블더블 낫!
영어로 하지 말라고? 좋아!
천만의 말씀 쟁반 위의 오징어와 땅콩!
음… 이러다 넘 길어질 거 같으니 좀 엄숙하게 결론지어 볼까아?
다 죄인이라 그런 거야…. 인간이 죄인지 몰라서 또 죄를 짓고 싶어서 죄를 짓나? 알면서 죄를 짓는 이유 차암나 증말 알다가도 모르겠지잉. 물론 벌레보다도 못한 인간 중에 쬐금 배웠다는 눔들이 지들 나름대로 좋은 거 나쁜 거 정해 놓구선 심판을 하려 한다 이 말이여.
근디 말여, 너와 나의 잘못, 오늘 화두인 바람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도 심판하는 것도 그것은 인간이 할 수 없다 이 말이지. 오직 주 ○○님만이 할 수 있단 말여… 한마디로 말하면, 다 ○○님이 나에 대한 계획이고 섭리라고 해도 되겠지.
죄란 말이여 남의 거 가져오는 것도 죄이구 가져올까 말까 하다가 맘으로만 살짝 슬그머니 가져오는 것도 죄라 이 말이여.
에잉? 뭔 소리냐고? 차암내 엄청 꼴이네잉. 내 말은 즉슨, 크든 작든 죄는 죄인 것이고 지금 내가 죄 없다고 현재 죄 지은 자를 욕하지 말란 말이여. 욕하다가 나도 모르게 그 욕이 내게로 오는 날이 있다 이 말이지. 그것이 나의 답이랑께? 이해 안 가면 얼른 서점으로 가서 그 책을 한 권 사든가 바로 옆 ◇◇에 가 봐. 알았징?
백대현의, 『세상과 하늘 사이에서』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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