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늦었지만
온통 술집이나 음식점 간판의
네온사인으로 이루어진 이 거리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나에게 지금 이 시간은
어쩌면 고독(?)을 느끼는 시간이다.
하루 일을 마무리하면서
가게 밖에 잠시 서면
이미 술에 취한 사람들의 불그스레한 얼굴이나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아름답지 못한
단어들을 본의 아니게 듣게 된다.
연기 속에서 고기를 씹기도 하고
소주잔을 서로 부딪히며
때론 파안대소를 때론 삿대질을 하는
그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나는 살그머니 가게로 들어와
거울을 쳐다 본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 링컨은,
"사람은 나이 40이 되면 자기 얼굴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 라고 말했다.
생각해보니 내 나이도 그가 말한 나이를
이미 몇 해 지나고 있지만
한번도 제대로 그 의미를 생각해 보지 않았었다.
모 회사 광고에 등장했던 너무도 순수한
아기의 모습이 문득 떠오른다.
나도 저 밖에서 잔을 기울이는 저들도
그 아기 나이 땐 그랬을 텐데...
링컨의 말에 의하면, 40이 되면,
지난 세월 내 인생의 역사가 주름이 되어
각자의 얼굴에 박혀있다는 말이 되는 것인데...
그렇다면,
나의 마음과 생활 습관 나의 지난 모든 세월이
담겨있는 지금의 내 얼굴을 보는 다른 사람들은
과연 나를 어찌 볼 것인가...
덜컥 겁이 났다.
지금 부터라도 내 얼굴을 바꿔 보도록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내 주님의 얼굴을
머리에 마음에 다시 그리며 새기며
그 얼굴을 닮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작은 거울 안에서, 종일 피로에 찌든 얼굴로 있는
내 얼굴에 어색한 미소를 지어 봤다.
2009. 6. 2. 화. 백대현.
'단상잡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몇 자 적어 본다 (0) | 2015.07.22 |
---|---|
만원짜리 지폐 한 장 들고 (0) | 2015.07.22 |
세상을 제대로 알려면 (0) | 2015.07.22 |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0) | 2015.07.22 |
나의 다짐을 채운다 (0) | 2015.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