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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잡문

몇 자 적어 본다

by 백대현 2015. 7. 22.

몇 자 적어 본다

 

 

 

금은 자신있게 크리스천(Christian)이라고 말하는 나도

가슴 한 켠에 숨겨 둔 열등감은 있다.

 

외가가 절을 운영할 정도로 불심에 의지했었고

친가는 끼니를 걱정하면서도 양반 행세를 하는

그런 집안이었던 것이다.

 

어릴 때, 절에서 여러번 잠을 잤던 적도 있고

외삼촌과 새롭게 들어 오는 외숙모들 사이에서

서로 다른 종교로 인해 집안이 갈라지는 것을

실제 목격하기도 했다.

 

나는 그런 보이지 않은 열등감으로 인해 나의 신앙이

다른 크리스천보다 더딘게 아닌가 생각했고

오히려 내가 선택(?)한 이 길이 잘못된 게 아닌가

고민도 했었다.

 

워낙 세심한 성격이다보니, 그럴 때 마다 크리스천임에도

다른 종교 서적을 들춰보기도 하고

주위에는 무속 신앙인이나 천주교인 등을 지인으로 두면서

그들을 통해 그들이 믿는 종교와 서로 다른 점을 공부하기도 했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과 나 사이에는

크게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특히, 인간의 운명(運命)을

바라보는 관점이 그것이다. 

 

'내 힘으로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게 있다.' 라는 

운명이나 숙명을 강조하는 고대 신앙의 속성은

생각하기에 따라 크리스천 사이에도 깔린 듯 하지만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그들에게 알리고 싶다. 

 

즉, 무속 신앙(샤아머니즘)이나 크리스천 모두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을

비는 대상에게 모두 맡기는 것은 비슷한 거 같으나 

전자는 그저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고

후자는 적극적인 자세로 직접 찾아나선다고 보면 된다.

 

말 그대로 샤아머니즘은, 앉아서 손과 마음으로 그저

빌면서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고 

크리스천은 오히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받치면서도

몸으로 봉사해야 하고 또 복음까지 전해야

내 힘으로 못하는 것을 해결받는 것이다.

 

비슷하면서도 엄연히 다른 점을

이 글에 다 담긴 어렵지만

아직도 크리스천중에도 샤아머니즘 속성이 낮게 깔려있는 

이가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움에 몇 자 적어 본다.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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