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變化)
요즘 교회 홈페이지 방문을 자주하는 편입니다. 분주하다는 핑계로 잊고 살다가 문득 생각이 나면 별 생각 없이 방문하던 예전과는 질적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사이버의 특성을 약간 이해하는 저로서는 여기저기를 둘러보면서 변함없고 이슈가 없는 것에 대해 저만의 아쉬움과 걱정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것이 기우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적 모임에선 타자를 칠 시간만 허락되면 평소 나의 생각을 하루에도 두어 편의 단, 장문으로 올리고 또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내가 맞느니 네가 틀리느니 왁자지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교회 홈페이지에 제 이름이 보이는 것은 여러 번 표현했다시피 아직도 주저하는 편입니다.
아직도 주저함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변화가 생겼기에 거의 이틀에 한번은 교회 홈페이지에 로그인 하는 것입니다. 물론 휴가철이고 제 일 성격상 비성수기라는 핑계는 있습니다. 이러다가 찬바람이 불어오면 로그인 횟수는 줄 수도 있을 겁니다. 아무튼 그날이 언제일지는 저도 모릅니다. 그저 며칠 전 홈페이지를 유람하다가 생각나는 게 있어서 간단히 써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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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31일자 목사님의 ‘요즘은’ 이란 글이 있습니다.
혹시 목사님의 ‘요즘은’ 이란 글을 읽어 보신 분 중에 그 뜻을 생각해 본 분이 있습니까?
저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적절한 표현이 될지 모르겠으나 저희 목사님을 하나님 다음으로 무서워합니다. 글을 읽는 분 중에는 글을 참 어색하게 쓴다고 말씀하실 겁니다. 우리 목사님의 그 미소에 어찌 무서워 한다는 표현을 하는가 하고 말입니다.
모든 걸 다 말씀드릴 수 없지만 영적으로 소아인 제가 아마도 목사님을 교회의 목사가 아닌 세상적 친구관계로 만나게 되었더라면 소중한 친구가 되었을 거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이러다 글이 길어질 염려가 있어서 원래 하고자 하던 말로 가겠습니다.
‘요즘은’ 이란 목사님의 글을 읽고 저는 영적인 스승인 목사님도 목사이기 전에 예외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알거 같았습니다.
그 글은 교회 홈페이지에 성도들의 많은 글이 올려 지지 않는 것에 대한 푸념이 아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글에선 기다림, 외로움 등 다양한 마음이 교차하는 것이 보이는 거 같았습니다.
또 하나, 저는 ○○○ 집사님이 타국에서 올리시는 글을 올려 질 때마다 여러 번 읽는 편입니다. 평소 교회 내에서 뵈었던 집사님은 모든 분이 인정하듯 신앙적으로 모범이 되는 분입니다. 그 분이 타국에서 올리는 글에서 저는 많은 것을 배웁니다. 삶의 작은 부분에서도 항상 주님의 사랑을 찬양하는 모습. 그러나 그런 모습 속에도 인간으로서 타국에서 느끼는 공허함이나 고독은 숨겨져 있는 것을 예상해 보기도 합니다.
목사님의 하나의 글과 김 집사님의 여러 글에서 저는 이런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가 변화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목사나 장로나 안수집사나 권사나 사실 따지고 보면 교회의 지체로서 하나의 사역에 해당 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겁니다. 하지만 세상적인 인간의 눈이나 교회 성도 중에서도 일부 교인들은 그들에게 특별함을 원하고 요구합니다. (저만 그런 거라면 천만다행입니다.) 큰 모순이 아니겠습니까.
교회의 직분은 수평적 관계인데 어째서 일부 사람들에게는 그것을 수직관계로 생각하고 그 책임을 그들에게 무한으로 돌리는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제 자신 스스로가 그런 류에 속하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게 뭐야, 하나님을 믿고 ××교회를 섬긴 게 언제인데 아직도 그런 생각과 또 그들이 알아서 하겠지 하는 무책임에 안주하고 있는 것이야, 쩝쩝쩝, / 혹시 목사님이 ‘요즘은’ 이란 글을 통해 나 같은 사람을 두고 메시지를 던지면서 변화시키고자 하는 그런 말씀 아니야? / 집사님의 평소 감사하는 맘을 적은 생활문에서 내가 가진 세상적 욕심을 버리고 지금 현재의 나의 처지조차도 감사하라는 간접적인 표현이 아닐까. / 목사님은 그런 자신의 생각을 예수사랑큰잔치로 연결 지어 명분을 만드셨던 건가? / 집사님이 바쁨 중에도 지속적으로 글을 올리는 것이? / 역시... 생각해 보니 나도 참 무심했구나... / 나도 그분들처럼 자신의 위치와 내 그릇의 크기에 맞는 뭔가를 해야 한다는... / 찾아야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 아직도 세상적인 욕심에 더 치우쳐 있는 것은 사실이고 그렇다고 아닌 것처럼 행동 할 수 있는 자신은 더욱 없고... / 해도 해도 그 깊이를 다 헤아릴 수 없는 성경 공부를 하기 위해 일하는 시간을 줄일 수도 없고... / 또 이런 저런 사역을 감당할 자신도 없고... / 그렇다고 내 가족까지도 제대로 전도하지 못한 내가 전도를 앞장서는 것도 무리고... / 에궁, 이제 보니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네... / 오호! 이 정도는 내가 할 수 있을 거 같은 데?... / 나의 부족한 신앙관을 글을 통해 발설하면 누군가가 그것을 좋은 방법을 통해 가르침을 줄 것이고 그렇다면 그것을 주위에서 바라보는 성도들은 그것을 통해 간접적인 신앙의 발전이 올 수 있지 않을까... / 또한 어제 그 친구처럼 현재는 교회에 나가지 않더라도... 족구는 할 수 있다는 사람을 모이게 해서 간접 전도를 하면 되는 것. / 그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을 거 같구먼... / 그래, 그것이 더딘 나의 신앙 발전을 한 단계 올리는 것이고 하나님을 첫 영접하는 자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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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즘, 변화의 실천 방안으로 ○○ 및 남전도 게시판에 세상적 생각이 듬뿍 담긴 주저리 한 글을 올리려고 홈페이지에 방문하는 것입니다. 얼굴이 까맣게 타면서까지 족구와 축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흥회 마지막 날입니다. 저는 첫날 겨우 한 번 참석하고 게으름으로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참석하시는 분들은 이번 부흥회를 통해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많은 감동을 체험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200×. 8.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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