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십 대 그리고 2명의 소녀
내 나이 십 대
나는 시간 차이를 두고 2명의 소녀를 연모(?)했다.
물론 그들의 의향(意向)과 상관없이...
삼십 여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그들의 얼굴과 이름은 내 가슴 한편에
여전히 소중하게 보관되어 있다.
그렇다고 그들과
서로 울고 웃었던 추억거리가
많이 있었던 건 아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이 나이가 된 요즘
우연히 그들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사진으로 접한 오늘, 그들 모두 어릴 적 앳된 모습은
거의 사라졌지만
당시 뒤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 이름은 그대로다.
인간은 단 한번 뿐인 인생을 살면서
참으로 많은 인연을 만나
가지각색의 색깔과 모양으로 동행하지만
소중한 인연과 따로 떨어져 함께 하지 못하는 것만큼
아리게 하는 건 없다.
특히 나이가 어려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던 십대 당시는
더욱 그러하리란 예상이 든다.
삼십 여년을 나처럼 그런 마음을 가지고
나를 연모하는 사람이 있는 지조차 모르고
단 한번 뿐인 생을 살면서
서로 그런 상태로 흙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슬프고 아쉬운 게 어디 있을까...
이제 나는,
긴 시간동안 때때로 생각나게 했던 가슴에 담아 두었던
그들의 이름을 하나씩 꺼내어
직, 간접으로 고백하고 지우고 비우려 한다.
내가 보낸 메시지를 받는 다면
단 한 번의 따뜻한 미소면 된다.
그 미소가, 사라져 빈 공간이 될 가슴속에
대신 채워 질 수 있게...
그리고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고
사는 데 힘이 되어 준 그들에게
이 글을 통해 진심으로 표하고 싶은 게 있다.
잘 살아 주어서
서로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 주어서
이런 고백을 하게 끔 해주어서 감사하다고
사랑을 알게 해주어서 고맙다고...
백대현. / 이미지, 음악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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