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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모음

집에 두고 온 오리털잠바

by 백대현 2015. 8. 1.

집에 두고 온 오리털잠바

 

 

 

   로,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잿빛 겨울거리를

   오리털잠바 집에 두고

   걸어 본다.

 

   여태껏

   살아온 삶에

   남은 게 없는 것 같다.

   혹여, 銅錢 하나라도

   있을까.

 

   고개 숙여 눈 감으니,

   아기돼지처럼 통통하였던 얼굴이

   잔주름투성이 되었고

   希望만이 남실거리던 도로에

   크고 작은 돌멩이만 자라 있어

   마음까지 暗黑世界로

   젖어 들고 있을 뿐이다.

 

   꿈속으로 들어가는 골목길...

   蒼蒼靑年 하나가

   흐느끼고 있다.

 

   여태껏

   살아 온 자신의 삶에

   貯蓄되어진 게

   한 줌의 쌀조차 없어

   아까부터 눈물만을

   토해내고 있는 것이다.

 

   누가 볼까 봐

   아니, 神만은

   봐주었으면 하는 심정으로

   고개 들어 보나

   어느새 하늘 문지기

   문을 닫아 버렸어.

  

   이젠, 그리워지는 것은

   그거 하나밖에 없다

   오직 그거 하나밖에 없다.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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