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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품

옳은 방법 중에 하나 /백대현

by 백대현 2016. 1. 26.

옳은 방법 중에 하나

 


제대로 책을 읽는 방법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방법에는
중요한 내용이 하나 숨겨져 있다.
그것은 화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공감(共感)한다’이다.

위에서 말한 화자는 책 속의 해당 글의 주인공이나
그 글을 쓴 저자다.
대화에서의 화자는 이야기를 나누는 상대로
여기면 된다.

‘책과 대화’는 나와 상대가
어떤 목적을 갖고

서로의 영(靈)과 육(肉)이 마주보고 있는
장면인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책과 대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류 중에는
그 중심을 내게 둔다.
즉 이 책을 내가 선택했고
이 책을 통해 내가 뭔가를 얻고자 한다는
목적을 내게 먼저 둔다는 것이다.
대화도 마찬가지다.
이 대화를 통해 나의 주장을 상대에게 전달하고
상대의 말에서는 내가 얻고자 하는 것만을 선택하여
듣고 수용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논리적으론 맞는 말 같지만
결과는 안개와 바람에 불과하다.

그 이유를 보자,
눈과 귀는 두 개이고 입은 하나다.
보고 듣는 것이 두 개인 이유와 의미가 있고
말하는 입이 하나인 이유와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인간을 흙으로 빚으시고 생기를 불어 넣어
생물로 만든 창조주의 뜻이 여기에 있다.

인간은 오늘 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한다.
그런 생각과 마음을 갖고 들게 되면서
책을 펼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된다.

조우한 순간, 내 중심을 일단 접어두고
책과 대화의 상대가 전하는 뜻을 끝까지
읽고 들어봐야 한다.
눈과 귀가 두 개고 입이 하나인 의미와 이유다.

책을 다 읽고 상대의 말을 끝까지 경청한 뒤
공감한 부분을 마음에 저장시키고 나서
다음 언행을 내 삶에 적용해 나가야 한다.
이것이 책과 대화를 통해 한 단계 발전한 모양새다.

거듭 말하지만,
선택의 순서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똑 같은 선택이지만 내 기준으로 먼저 선택하는 것과
상대를 먼저 이해하고 선택하는 것은
그 결과가 엄연히 다르다는 말이다.

책과 대화를 통해 화자와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이것이 우리가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옳은 방법 중에 하나다.

백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