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꽃으로 채워줄 수 있을까
포토그래퍼(photographer)인 후배의
‘셀카 잘 찍는 법’을 들었다.
배운 대로 촬영해서
뽀샵을 하고 나니
순식간에 십 년 전 얼굴로
돌아간 것 같다.
주름이 사라진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데
아침부터 테라스를 적시고 있는 비가
“젊게 보여서 기분이 좋니?”라고 물었다.
보이지 않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싱겁긴……. 내가 애니?
근데 신기하긴 하다야…….”
과학의 발달로
찰나적이나마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는 건
분명 환영받을 일이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
철학자 칸트(Kant)가 말한 대로
‘과연,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기술이
정작 자신의 감정, 마음, 정신, 영혼
이런 부분까지 전부 꽃으로 채워줄 수 있을까…….’
궁금했다.
비만 오면
어설픈 철학자 흉내를 낸다.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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