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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모음

멋진 사람

by 백대현 2015. 7. 31.

 

멋진 사람

 

 

 

     는 본다

     해가 떨어지면

     가게 앞 술집 종업원들이 파라솔 펴는 것을

 

     객기가 넘치는 젊은 청년들

     머리카락이 여기저기 하얀 중, 장년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자리를 차지할 땐

     그 얼굴이 대체로 밝다

 

     시간이 흐르면

     그 얼굴들이 점점 붉게 변한다

 

     점잖던 음성이

     높아지기 시작한다

 

     처음 앉을 때는 화기애애했던

     그들 사이가

     이미 높아지고 거칠어진 음성과 함께

     서로의 팔이 허공에서 춤을 춘다

 

     앞 사람의 얼굴에 닿기도 하고

     놓여진 그릇이 나동그라지기도 하고

 

     오늘은

     나이가 내 또래인 사람이

     혼자서 여러 잔 마시던 그 사람이

     쪼그린 채 운다

     왜 우는지 나는 모르지만 그는 지금 운다

 

     우는 저 사람이 멋지다

     맘 놓고 우는 저 모습은

     우리 또래의 현실이고 진실한 모습일 것이다

 

     이럴 땐 비라도 내려서

     저 멋진 사람의 체면을 세워주면 좋으련만...

 

     누군가의 체면을 생각해 주는

     그런 작은 나의 마음에서

     그는 위로 받고 일어서지 않을까...

 

     우리 또래에겐

     그런 작은 배려들이 서로에게 필요한

     시기일 것 같다

 

     백대현. / 이미지, 음악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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