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지 마세요
글을 너무나 사랑하고
즐겨쓰시는 ○○님에게,
"요즈음 글이 통 안 보이네요..." 라고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님은 입술을 닫은 채
힘없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이셨습니다
더 이상 여쭙기는 실례인거 같아서
저 혼자 마음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님...
사랑하는 것을 내가 먼저 내려 놓으면
사랑하는 그것도 그 마음을 알고
차츰 내게서 멀어지는 것 같아요...
내가 사랑하는 글을 오늘 하루 미루면
미룬 만큼 내게서 멀어지는 것이지요...
○○님이나 제가 믿고 사랑하는 주님도
하루 하루 우리 마음 속에서 잊으면
우리 가슴에서 멀어지는 것처럼
○○님이 사랑하는 글도, 주님도
먼저 내려놓지 마세요...
글이나 주님은 항상 제자리에 있는 데
왜 우리는 먼저 내려놓으려 하는 지...
○○님...
먼저 내려놓지 마세요...'
백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