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사람
나는 본다
해가 떨어지면
가게 앞 술집 종업원들이 파라솔 펴는 것을
객기가 넘치는 젊은 청년들
머리카락이 여기저기 하얀 중, 장년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자리를 차지할 땐
그 얼굴이 대체로 밝다
시간이 흐르면
그 얼굴들이 점점 붉게 변한다
점잖던 음성이
높아지기 시작한다
처음 앉을 때는 화기애애했던
그들 사이가
이미 높아지고 거칠어진 음성과 함께
서로의 팔이 허공에서 춤을 춘다
앞 사람의 얼굴에 닿기도 하고
놓여진 그릇이 나동그라지기도 하고
오늘은
나이가 내 또래인 사람이
혼자서 여러 잔 마시던 그 사람이
쪼그린 채 운다
왜 우는지 나는 모르지만 그는 지금 운다
우는 저 사람이 멋지다
맘 놓고 우는 저 모습은
우리 또래의 현실이고 진실한 모습일 것이다
이럴 땐 비라도 내려서
저 멋진 사람의 체면을 세워주면 좋으련만...
누군가의 체면을 생각해 주는
그런 작은 나의 마음에서
그는 위로 받고 일어서지 않을까...
우리 또래에겐
그런 작은 배려들이 서로에게 필요한
시기일 것 같다
백대현. / 이미지, 음악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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