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사랑을 크게 경험한 날
(중고등부 수련회를 위한 일일바자회가 열린 날)
‘헐~ 그만 그쳐야 되는디... 안 그치면 큰일나는디... 오, 주여.. 이 비 그만 그치게 하여 주옵소서... 에궁, 아니야 수련회가 낼 모렌디 부장이란 자가 기도도 안하고 겨우 두 세끼 금식으로 뭘 바래... 근디 나도 그렇지만 성도들의 모습이 왜 그리 태연자약하다냐...’
억수로 비가 내리는 주일 아침, 나의 솔직한 독백이다.
“집사님, 하늘을 보니 근방 그칠 비가 아닌데 이 앞에다 비닐이라도 칠까요?”
“으메, 혁수 니는 불난 가슴에 기름 붓냐! 얼른 그치라고 함께 기도해야지. 비닐 먼저 칠 생각하냐잉?! 비닐 저리 갔다둬라 그칠 텡께!”
아무 죄가 없는 혁수 형제는 내 옆에 서 있다가 괜히 싫은 소리 한마디를 들었다. 물론 앞마디는 속으로 한 것이고 뒷마디도 혁수 형제의 귀에 들렸을까 모르겠다.
“12시면 그친데요. 걱정하지 마세요.”
비오는 것을 물끄러미 보고 있는데 담당목사님이 하신 말씀이다.
‘목사님, 12시면 가장 중요한 시간인데... 우리 부서의 기도가 부족한 탓인듯 하네요.’
묵묵부답으로 대꾸를 하면서 부족한 예산을 채우기 위해서는 무조건 바자회가 열려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마침 정진성 안수집사님 차를 주차시키고 나를 보자마자 봉투 하나를 내미신다.
“수련회 준비하느냐 고생이 많지요. 이거...”
역시 정진성 안수집사님이시다. 참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그 액수를 떠나 이런 분들이 있어서 내가 교회에 나오고 이런 분들 때문에 나보다 어린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용케도 배운다.
“감사합니다. 집사님!”
삼십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중고등부 예배를 마치자마자 후다닥 바깥으로 나왔다.
‘젠장! 회색 하늘이 약간 거친 듯 하나 빗줄기는 가느다랗게 여전히 내리고 있넴. 아니, 며칠 전 그리 많이 내렸으면 되었지. 오늘 같은 날 올 게 뭐람... 안되겄다. 시간관계상 일단 파라솔은 펴야겠다.’
“목사님, 일단 파라솔은 펴야겠습니다!”
바로 그 순간, 빗줄기는 거짓말처럼 작아지고 하늘이 하얗게 열리고 있었다.
***
몇 년 전, 모 집사님이 내게 어떤 프린트물을 주시면서 문제를 체크해 보라고 하셨다. 그것은 내 성격이나 하고 있는 일 등을 포함해서 내 자신이 하나님에게서 받은 은사와 얼마나 밀접한 일을 하고 있고 또 부응하는 가를 살펴보는 것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양육반 공부를 한 성도들은 다 기억하겠지만 ‘성장하는 제자’ 맨 뒤쪽에 자리한 내용인 영적은사 점검과 너무나 흡사했던 것 같다.
나는 그 집사님의 말대로 순서대로 체크해 나갔었다. 약간 혼란스러웠고 문제의 유형이 뒤섞인 듯 한 문제였지만 다 기입하고 나중에 합계를 내보니 교사, 지식, 섬김, 분별, 예언 등에 가장 높은 점수가 나왔고 치유, 음악, 믿음 등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가 나왔다.
직장 및 군생활 등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니, 나는 기획하고 발표하고 칠판 앞에서 낙서와 함께 어떤 주제를 놓고 설명하는 것을, 어릴 적 꿈이었던 남을 가르치는 걸 유난히 좋아했던 것 같다.
그렇게 즐겨했던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여기로 내려와 신앙에 차츰 눈을 뜨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교사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러다 처음으로 중고등부 교사직을 자의반 타의반 맡다가 세상적인 것과 다른 교회의 중고등부의 중요성을 깨닫고 겸손을 핑계로 접었었다. 그러다 다시 맡게 되면서 현재까지 오고 있다.
중고등부 교사로서 조금 눈을 떠가는 중에 떠밀리듯 부장을 맡게 되었고 그 부장을 수행하면서 이렇게 말하면 우습게 들리겠지만 한 단계 높은 영적인 세계를 알게 된다.
아직까지 교회 공동체의 한 기관의 장으로서 그것을 다 안다고 말하는 것은 교만일 것이다. 다만 나는 체크리스트 합계에서도 그 결과가 나왔듯이 그 어떤 기관보다 중고등부 교사직이 내 입맛에 꼭 맞다.
아직은 크고 작든 내 개인적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교회의 해당 년도 목회 방안 주제안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내가 가진 능력의 질과 양을 떠나 스스로 흡족해 하는 것은 사실이다.
나는 그것이 무엇이든 배우는 것을 병적일 정도로 좋아한다. 특히 좋아하는 관심 분야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한자교육관련 출판사를 다녔던 젊은 시절, 본의 아니게 일 성격상 나는 동양 역사에 자동적으로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한자 문화권인 중국과 일본과 우리 역사는 그 중심선에 있었다.
십여 년을 출판사에 일하고 또 십여 년을 내 일을 하면서도 평범한 사람으로 살고 있지만 현재의 꿈인 출판사보다 더 먼저 미래의 소망으로 가진 게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대학교수, 문학박사, 철학가였다.
그 모든 것을 여러 이유로 학업을 중단하면서 포기하고 지금의 일의 연장선을 꿈꾸게 된 것이다.
헌데 솔직히 말하자면, 바로 위에서 말했던 나의 관심 분야는 이제는 내 머리에 없다. 설령 있다하더라도 신속하게 벗어내려 하고 있다. 아직도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중에 내 생각과 철학을 전혀 없앤 것은 아니나 생각해보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이 하나님 말씀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고개를 끄떡일 때가 자주 있다.
우리 인간은 어느 분야에서 자신이 최고라 한 들 하나님 말씀 아래라는 것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가 가장 우선 배워야 할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지 하류 분야로 인해 최고의 진리를 벗어나면 안 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내 지난 중고등부 시절을 생각하면 중요하고 또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한다.
선생님의 한마디가 어린 학생의 미래가 바뀌듯 교회 안에서도 교사 한 명의 가짐이 육적이든 영적이든 어린 학생들에게는 말이 필요 없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를 잘 알아선지 나는 내가 맡은 시간에 우리 학생들에게 전할 하나님의 말씀을 준비할 때마다 떨리는 마음이다.
때로는 나의 생각과 경험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뺐다가 어린 학생들의 머리에 남게 하기 위해 비유를 생각해 내면서 여러 차례 말 줄기를 바꾸기도 한다. 그런데 참으로 희한 한 것은 그 때마나 교제하는 신앙인들이 내 가게를 찾아와 세상 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우연히 그 말씀을 놓고 QT를 하며 정리해 나간다.
나는 그럴 때마다 그것이 하나님의 계획이고 섭리라고 확신하며 믿고 있다.
***
‘허걱!!’
담임목사님이 일일바자회의 결산 내역을 모든 성도 앞에서 발표하는 순간, 나는 입이 딱 벌어지고 말았다.
‘허메, 이건 대박이다! 에구구, 아니지 이건 정말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시고 열심히 해 주신 덕분이다. 어쩌나, 해당 기관장은 게을러서 제대로 기도도 하지 못했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수고해 주셨구나... 담임목사님을 비롯해서 태연했던 분들의 자신감이 바로 이것이었구나... 고개가 저절로 숙여지네잉...
그렇다! 이건 모 교역자의 말대로, 하나님의 역사가 분명하다. 그 짧은 순간 나이 드신 권사님들부터 모든 성도들이 얼마나 집중했으면 이런 결과로 이어지겠는가.
한 여름에 겨울옷이 아무리 질이 좋은 듯 팔릴 리 만무하고 배 나온 사람들이 날씬한 사람들이나 입을 수 있는 치마가 또 웬 말인가.
자신들 집에서 굴러나 다닐 잡화가 누구 손에 잡힐 것이며 길거리 음식인 순대나 떡볶이는 초등학생들도 등을 돌릴 판인데...
장정들이나 먹을 만큼 많이 담은 콩물과 국수는 한 그릇 해 치우면 다른 음식이 보일 리가 있겠는가... 커피나 식혜를 누가 제 값 주고 사서 마실 것이며.. 그래도 옥수수 하나만큼은 제대로 쪄서 먹을 만은 하넴.
아무튼 그 모든 물품이 많이 팔려 나갔다는 말이 아닌가...
부엌에서 땀 흘리며 콩국수를 말아 퍼 담은 집사님들, 쟁반에 담아 몇 개 층을 여러 번 오르락내리락 했던 학생들, 수돗가에서 쉬지 않고 그릇을 닦아내던 또 다른 집사님들, 커피와 식혜를 타고 담던 사모님과 집사님들, 집에 갔다 다시 와서 일부러 이것저것 사드시던 분들, 가는 길에 들러서 먹을 거와 화장지를 차에 실은 그 집사님들, 무거운 짐들을 불평 한마디 없이 나르고 제자리에 올려 둔 우리 청년들...
참으로 하나님의 가르침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렇게 소리없이 역사하시는 구나. 그 하나님의 사랑을 배우는 자들이니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이런 기회를 통해서 서로 하나가 되고 사랑하고 교회가 부흥하고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는 것이야...’
***
하나님의 존귀한 말씀이 우리들 눈앞에서 역사하는 것은 결코 우연히 아니다. 아침부터 오후 예배를 통한 바자회 결산 발표가 이어지기까지 또 목자 공부시간에 나는 또 한 번 고개를 숙이고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다시 한 번 체험했다.
목장 말씀 제목이 ‘배우는 삶의 즐거움’ 이었는데 예습을 하지 않은 사람의 입장에선 오늘은 나를 위한 날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가질 정도였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요. 예수 그리스도를 배우기 위해서는 우리들 마음이 너그럽고 열려야 하며 갈급하고 항상 새로운 가짐을 가져야 한다.’ 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이 정확하게 기록된 성경과 그 성경대로 살고 있는 믿음의 선배의 모습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보고 배우게 된다.
물론 나의 교만과 게으름 부족한 인내심 등으로 때론 우여곡절을 겪고 있지만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이 우리 스스로가 이겨 내기를 바라는 사랑의 마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오늘 있었던 중고등부를 위한 일일바자회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디에 우선순위와 목적을 두고 살아야 하는 지를 단 하루 만에 경험하게 해준 하나님의 살아있는 역사였다.
***
학생들은 우리네 가정에서도 미래의 소망이지만 교회 공동체에서도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할 중요한 성도이자 기관이다.
그 어린 학생들에게 우리가 배운 하나님에 관한 모든 것을 온전히 전할 책임과 의무가 우리 어른들에게 있다.
단 하루의 행사였지만 광명의 모든 성도는 학생들에게 그것을 몸소 실천하여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오늘 사 간 겨울철 외투가, 자신의 허리에 맡지도 않는 치마가, 부엌과 욕실에서 뒹굴 그 잡화 하나가 우리들 모두가 각자 행한 사랑의 열매들인 것이다.
오늘 광명FC 경기에서 내 자신이 샀던 옥수수가 아직도 우리처럼 그리스도의 사랑을 모르는 자들의 입속으로 한 알씩 들어가 씹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주님의 사랑과 모든 성도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동참했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여름의 태양처럼 활활 타 올랐다.
나는 이 글을 통해 광명의 모든 교우에게 거듭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소 가르치고 실천해 주신 그들 모두에게 하나님의 칭찬이 반드시 따라 올 것이라고 믿고 또 믿는다.
글 : hyun.
(중고등부 수련회를 위한 일일바자회가 열린 날)
‘헐~ 그만 그쳐야 되는디... 안 그치면 큰일나는디... 오, 주여.. 이 비 그만 그치게 하여 주옵소서... 에궁, 아니야 수련회가 낼 모렌디 부장이란 자가 기도도 안하고 겨우 두 세끼 금식으로 뭘 바래... 근디 나도 그렇지만 성도들의 모습이 왜 그리 태연자약하다냐...’
억수로 비가 내리는 주일 아침, 나의 솔직한 독백이다.
“집사님, 하늘을 보니 근방 그칠 비가 아닌데 이 앞에다 비닐이라도 칠까요?”
“으메, 혁수 니는 불난 가슴에 기름 붓냐! 얼른 그치라고 함께 기도해야지. 비닐 먼저 칠 생각하냐잉?! 비닐 저리 갔다둬라 그칠 텡께!”
아무 죄가 없는 혁수 형제는 내 옆에 서 있다가 괜히 싫은 소리 한마디를 들었다. 물론 앞마디는 속으로 한 것이고 뒷마디도 혁수 형제의 귀에 들렸을까 모르겠다.
“12시면 그친데요. 걱정하지 마세요.”
비오는 것을 물끄러미 보고 있는데 담당목사님이 하신 말씀이다.
‘목사님, 12시면 가장 중요한 시간인데... 우리 부서의 기도가 부족한 탓인듯 하네요.’
묵묵부답으로 대꾸를 하면서 부족한 예산을 채우기 위해서는 무조건 바자회가 열려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마침 정진성 안수집사님 차를 주차시키고 나를 보자마자 봉투 하나를 내미신다.
“수련회 준비하느냐 고생이 많지요. 이거...”
역시 정진성 안수집사님이시다. 참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그 액수를 떠나 이런 분들이 있어서 내가 교회에 나오고 이런 분들 때문에 나보다 어린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용케도 배운다.
“감사합니다. 집사님!”
삼십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중고등부 예배를 마치자마자 후다닥 바깥으로 나왔다.
‘젠장! 회색 하늘이 약간 거친 듯 하나 빗줄기는 가느다랗게 여전히 내리고 있넴. 아니, 며칠 전 그리 많이 내렸으면 되었지. 오늘 같은 날 올 게 뭐람... 안되겄다. 시간관계상 일단 파라솔은 펴야겠다.’
“목사님, 일단 파라솔은 펴야겠습니다!”
바로 그 순간, 빗줄기는 거짓말처럼 작아지고 하늘이 하얗게 열리고 있었다.
***
몇 년 전, 모 집사님이 내게 어떤 프린트물을 주시면서 문제를 체크해 보라고 하셨다. 그것은 내 성격이나 하고 있는 일 등을 포함해서 내 자신이 하나님에게서 받은 은사와 얼마나 밀접한 일을 하고 있고 또 부응하는 가를 살펴보는 것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양육반 공부를 한 성도들은 다 기억하겠지만 ‘성장하는 제자’ 맨 뒤쪽에 자리한 내용인 영적은사 점검과 너무나 흡사했던 것 같다.
나는 그 집사님의 말대로 순서대로 체크해 나갔었다. 약간 혼란스러웠고 문제의 유형이 뒤섞인 듯 한 문제였지만 다 기입하고 나중에 합계를 내보니 교사, 지식, 섬김, 분별, 예언 등에 가장 높은 점수가 나왔고 치유, 음악, 믿음 등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가 나왔다.
직장 및 군생활 등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니, 나는 기획하고 발표하고 칠판 앞에서 낙서와 함께 어떤 주제를 놓고 설명하는 것을, 어릴 적 꿈이었던 남을 가르치는 걸 유난히 좋아했던 것 같다.
그렇게 즐겨했던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여기로 내려와 신앙에 차츰 눈을 뜨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교사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러다 처음으로 중고등부 교사직을 자의반 타의반 맡다가 세상적인 것과 다른 교회의 중고등부의 중요성을 깨닫고 겸손을 핑계로 접었었다. 그러다 다시 맡게 되면서 현재까지 오고 있다.
중고등부 교사로서 조금 눈을 떠가는 중에 떠밀리듯 부장을 맡게 되었고 그 부장을 수행하면서 이렇게 말하면 우습게 들리겠지만 한 단계 높은 영적인 세계를 알게 된다.
아직까지 교회 공동체의 한 기관의 장으로서 그것을 다 안다고 말하는 것은 교만일 것이다. 다만 나는 체크리스트 합계에서도 그 결과가 나왔듯이 그 어떤 기관보다 중고등부 교사직이 내 입맛에 꼭 맞다.
아직은 크고 작든 내 개인적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교회의 해당 년도 목회 방안 주제안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내가 가진 능력의 질과 양을 떠나 스스로 흡족해 하는 것은 사실이다.
나는 그것이 무엇이든 배우는 것을 병적일 정도로 좋아한다. 특히 좋아하는 관심 분야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한자교육관련 출판사를 다녔던 젊은 시절, 본의 아니게 일 성격상 나는 동양 역사에 자동적으로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한자 문화권인 중국과 일본과 우리 역사는 그 중심선에 있었다.
십여 년을 출판사에 일하고 또 십여 년을 내 일을 하면서도 평범한 사람으로 살고 있지만 현재의 꿈인 출판사보다 더 먼저 미래의 소망으로 가진 게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대학교수, 문학박사, 철학가였다.
그 모든 것을 여러 이유로 학업을 중단하면서 포기하고 지금의 일의 연장선을 꿈꾸게 된 것이다.
헌데 솔직히 말하자면, 바로 위에서 말했던 나의 관심 분야는 이제는 내 머리에 없다. 설령 있다하더라도 신속하게 벗어내려 하고 있다. 아직도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중에 내 생각과 철학을 전혀 없앤 것은 아니나 생각해보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이 하나님 말씀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고개를 끄떡일 때가 자주 있다.
우리 인간은 어느 분야에서 자신이 최고라 한 들 하나님 말씀 아래라는 것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가 가장 우선 배워야 할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지 하류 분야로 인해 최고의 진리를 벗어나면 안 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내 지난 중고등부 시절을 생각하면 중요하고 또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한다.
선생님의 한마디가 어린 학생의 미래가 바뀌듯 교회 안에서도 교사 한 명의 가짐이 육적이든 영적이든 어린 학생들에게는 말이 필요 없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를 잘 알아선지 나는 내가 맡은 시간에 우리 학생들에게 전할 하나님의 말씀을 준비할 때마다 떨리는 마음이다.
때로는 나의 생각과 경험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뺐다가 어린 학생들의 머리에 남게 하기 위해 비유를 생각해 내면서 여러 차례 말 줄기를 바꾸기도 한다. 그런데 참으로 희한 한 것은 그 때마나 교제하는 신앙인들이 내 가게를 찾아와 세상 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우연히 그 말씀을 놓고 QT를 하며 정리해 나간다.
나는 그럴 때마다 그것이 하나님의 계획이고 섭리라고 확신하며 믿고 있다.
***
‘허걱!!’
담임목사님이 일일바자회의 결산 내역을 모든 성도 앞에서 발표하는 순간, 나는 입이 딱 벌어지고 말았다.
‘허메, 이건 대박이다! 에구구, 아니지 이건 정말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시고 열심히 해 주신 덕분이다. 어쩌나, 해당 기관장은 게을러서 제대로 기도도 하지 못했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수고해 주셨구나... 담임목사님을 비롯해서 태연했던 분들의 자신감이 바로 이것이었구나... 고개가 저절로 숙여지네잉...
그렇다! 이건 모 교역자의 말대로, 하나님의 역사가 분명하다. 그 짧은 순간 나이 드신 권사님들부터 모든 성도들이 얼마나 집중했으면 이런 결과로 이어지겠는가.
한 여름에 겨울옷이 아무리 질이 좋은 듯 팔릴 리 만무하고 배 나온 사람들이 날씬한 사람들이나 입을 수 있는 치마가 또 웬 말인가.
자신들 집에서 굴러나 다닐 잡화가 누구 손에 잡힐 것이며 길거리 음식인 순대나 떡볶이는 초등학생들도 등을 돌릴 판인데...
장정들이나 먹을 만큼 많이 담은 콩물과 국수는 한 그릇 해 치우면 다른 음식이 보일 리가 있겠는가... 커피나 식혜를 누가 제 값 주고 사서 마실 것이며.. 그래도 옥수수 하나만큼은 제대로 쪄서 먹을 만은 하넴.
아무튼 그 모든 물품이 많이 팔려 나갔다는 말이 아닌가...
부엌에서 땀 흘리며 콩국수를 말아 퍼 담은 집사님들, 쟁반에 담아 몇 개 층을 여러 번 오르락내리락 했던 학생들, 수돗가에서 쉬지 않고 그릇을 닦아내던 또 다른 집사님들, 커피와 식혜를 타고 담던 사모님과 집사님들, 집에 갔다 다시 와서 일부러 이것저것 사드시던 분들, 가는 길에 들러서 먹을 거와 화장지를 차에 실은 그 집사님들, 무거운 짐들을 불평 한마디 없이 나르고 제자리에 올려 둔 우리 청년들...
참으로 하나님의 가르침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렇게 소리없이 역사하시는 구나. 그 하나님의 사랑을 배우는 자들이니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이런 기회를 통해서 서로 하나가 되고 사랑하고 교회가 부흥하고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는 것이야...’
***
하나님의 존귀한 말씀이 우리들 눈앞에서 역사하는 것은 결코 우연히 아니다. 아침부터 오후 예배를 통한 바자회 결산 발표가 이어지기까지 또 목자 공부시간에 나는 또 한 번 고개를 숙이고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다시 한 번 체험했다.
목장 말씀 제목이 ‘배우는 삶의 즐거움’ 이었는데 예습을 하지 않은 사람의 입장에선 오늘은 나를 위한 날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가질 정도였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요. 예수 그리스도를 배우기 위해서는 우리들 마음이 너그럽고 열려야 하며 갈급하고 항상 새로운 가짐을 가져야 한다.’ 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이 정확하게 기록된 성경과 그 성경대로 살고 있는 믿음의 선배의 모습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보고 배우게 된다.
물론 나의 교만과 게으름 부족한 인내심 등으로 때론 우여곡절을 겪고 있지만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이 우리 스스로가 이겨 내기를 바라는 사랑의 마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오늘 있었던 중고등부를 위한 일일바자회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디에 우선순위와 목적을 두고 살아야 하는 지를 단 하루 만에 경험하게 해준 하나님의 살아있는 역사였다.
***
학생들은 우리네 가정에서도 미래의 소망이지만 교회 공동체에서도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할 중요한 성도이자 기관이다.
그 어린 학생들에게 우리가 배운 하나님에 관한 모든 것을 온전히 전할 책임과 의무가 우리 어른들에게 있다.
단 하루의 행사였지만 광명의 모든 성도는 학생들에게 그것을 몸소 실천하여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오늘 사 간 겨울철 외투가, 자신의 허리에 맡지도 않는 치마가, 부엌과 욕실에서 뒹굴 그 잡화 하나가 우리들 모두가 각자 행한 사랑의 열매들인 것이다.
오늘 광명FC 경기에서 내 자신이 샀던 옥수수가 아직도 우리처럼 그리스도의 사랑을 모르는 자들의 입속으로 한 알씩 들어가 씹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주님의 사랑과 모든 성도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동참했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여름의 태양처럼 활활 타 올랐다.
나는 이 글을 통해 광명의 모든 교우에게 거듭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소 가르치고 실천해 주신 그들 모두에게 하나님의 칭찬이 반드시 따라 올 것이라고 믿고 또 믿는다.
글 :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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