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금번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 공부를 마치며 쓴 내용입니다.
2008년 마지막 날 나의 반성문이자 소감문이란 제목으로 올립니다.
이 글을 아직도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잘났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주는
작은 메시지로 대신하는 바입니다.
마치며...
제가 교회와 하나님을 알게 된 첫 출발점은 초등학교 시절입니다.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교회를 다녔는데 그 아이를 보려고 교회를 간 것입니다.
중학교 때, 서울로 전학을 했는데 당시 학교가 기독교 재단 학교여서 제 의지와는 무관하게 성경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성경이란 과목을 다른 과목보다 좋아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군생활을 하면서 주일마다 교회를 가게 되었고 군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초등학교부터 군생활까지는 교회를 다녔지만 하나님을 믿는 마음이나 신앙생활에 큰 감흥 같은 건 없었습니다. 아니 몰랐다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교회와 하나님이란 것을 조금 알게 된 것은 직장생활을 할 때 인거 같습니다.
입사 시기가 비슷한 한 동료가 있었는데 그 동료가 광화문 근처에 위치한 새문안교회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동료를 따로 만날 일이 있으면 그 교회 근처나 아니면 그의 인도로 가끔 교회 뒷자리에 앉았었습니다.
그러다가 그 동료가 이런 저런 사유로 회사를 그만두면서 그나마 조금 알아가던 신앙생활에 거리를 두게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저 또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서울 종로에서 작은 출판사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저의 능력과 상관없이 일이 순탄했던 거 같습니다.
창업한 해가 96년 3월인데 당시 수입과 직장생활 중에 저축해 놓은 것을 합해서 시화에 집도 사고 또 97년도에 결혼도 하고 나름대로 인생의 준비를 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도 IMF를 겪었다시피, 저도 예외 없이 그 시기에 일을 접었고 집이 있던 시화로 아주 내려왔습니다. 그 때가 98년도 상반기입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이 때 저는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제게 교회를 구경시켜주었던 그 동료가 제가 일을 접고 시화로 아주 내려간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제게 선물하나를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것이 성경입니다.
저는 그 성경을 고맙게 잘 받았지만 집에다 보관만 했습니다.
서울에서의 일을 접고 시화에 내려와 재기를 한다는 저 나름대로의 명분이 있었기에 저는 신앙생활 뿐 아니라 모든 사생활까지 포기하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98년 6월은 제가 시화에서 처음으로 제 명함을 가지고 현장에 뛰어 든 날입니다.
그 날부터 동업을 하기로 한 친구 한명과 영업을 하기 위해 시화 상권을 이 잡듯이 다녔습니다.
영업을 다닐 당시 저는 모든 업종을 다 방문했습니다. 물론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시에 시화에는 작은 교회나 개척 교회가 많았던 거 같습니다.
교회도 인쇄물이나 판촉물이 필요했던지라 저는 여러 교회의 목사나 전도사, 사모나 성도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그 시기에 광명교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허나 당시에는 대부분 교회 사람들은 인쇄물을 납품하는 저에게 기브엔드테크 개념으로 저를 전도했습니다. 인쇄물 줄 테니까 교회에 등록하라 이거였습니다.
지금까지 이 글에는 이 글을 낭독하는 저의 성격이 담겨있지 않아서 잘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저는 그런 전도를 의심 많은 도마처럼 여겼습니다.
그래선지 일과 신앙을 연결 짓지 않았던 지금의 목사님이 어느 날 제 눈과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제 스타일을 잘 아는 목사님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누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아주 싫어합니다. 제가 해야 한다는 맘을 먹으면 스스로 알아서 하는 스타일이라고 보면 됩니다.
아무튼 제 눈과 맘에 목사님의 전도방법이 들어왔지만 그 또한 금방 실천으로 옮기지 않았습니다.
그런 식으로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주일 낮에 집에 있다가 책장에 꽂혀 있던 선물을 받은 성경이 눈에 들어왔고 그것을 보고 난 후 어느 날 목사님의 적극적인 인도가 있어서 광명교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저는 인사만 했습니다. 주일 낮 11시 예배 외에는 공예배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신앙을 형식적으로 하는 모범케이스에 속한 다고 보면 됩니다.
주일도 예배만 끝나고 가게 문을 열 정도로 당시 부도가 나서 내려온 입장에서는 일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이 여전히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온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자신 있게 나가지 못하는 것은 그 때나 지금이나 비슷하지만 요즘은 제게 있었던 두 번의 계기와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약간의 변화가 온 것은 분명합니다.
하나는 몇 년 전, 릭 워렌이란 분이 쓴 ‘목적이 있는 삶’ 이란 책을 통해 공부할 때와 어느 날 꾸었던 꿈 하나가 하나님이란 존재와 그 하나님께 가기 위한 방법 등을 깨닫게 해 주었던 것입니다.
꿈이지만 현실 같은 그 꿈 얘기는 여기선 생략하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지금 이 글은 제가 지금까지 살아 온 가정환경이나 성격이나 경험했던 좋은 일 나쁜 일 수많은 죄를 짓고 살았던 일, 정치나 사회를 바라보는 가치관 등은 일부러 다 생략했습니다.
그런 보잘 거 없는 모든 이유로 인해 하나님 앞에 제대로 나가지 못했던 저를 바로 두 번의 계기가 그런 생각을 아주 많이 바꾸게 해주었던 것입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예수님의 열 두 제자 중 도마는 바로 제 자신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배웠던 얄팍한 지식이나 제가 가졌던 경험 등이 하나님을 온전히 접할 수 있었던 여러 순간을 놓친 결과를 준 것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렇게 글을 낭독하면서도 여러 성도 앞에서 교회생활이나 신앙생활을 잘하겠다느니 사역을 잘 하겠다는 말은 아직도 자신 있게 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 모든 것이 스스로 잘난 척 하는 저의 힘으로는 할 수 없고 오직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역사로 이루어진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시화에 내려와 재기를 시작한 98년 6월부터 오늘 이 시간까지 제게 하나님이란 존재를 각인시켜주고 예수님의 삶의 방향을 가리켜 주시고 올바른 신앙생활을 솔선수범으로 보여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저는 그 모든 분들은, 하나님이 의심 많았던 이 죄인을 사랑하셔서 제게 깨우침을 주시려고 보내주신 분들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일일이 그 분들의 이름을 거명할 수 없지만 그 분들은 육신의 생각과 제 형편과 제 자아와 또 교만에 빠진 저를 위하여 틈만 나면 제 가게에 오셔서 기도해 주시고 말씀을 서로 나누었습니다.
그들은 도마의 의심이 하나님을 제대로 믿기 위한 정직한 의심이라는 것을 잘 아시는 분들이었고 사람에 따라 그런 계기를 통해 신앙이 성장한다는 것을 주님께 제대로 배워 아는 분들이었다고 봅니다. 그 분들의 가르침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 이 단상에 서서 여러분에게 이 글을 낭독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단상에서 이 글을 낭독하는 것이 어찌 보면 그저 교회 순서의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허나 제가 이 단상에 오른 것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을 알고부터는 30여년이 걸렸고 광명교회에 등록하고는 거의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그 시간 속에는 저라는 사람을 이미 준비하고 계획한 하나님의 전능함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을 하나님은 그런 저를 기다려 주셨습니다.
목적이 있는 삶이란 책을 통해, 단 한 번의 꿈을 통해, 주위 분들의 기도로 제가 변화를 가진 것처럼 수많은 세상 사람들은 각기 하나님께서 지금의 저처럼 만드신 목적이 따로 있을 겁니다.
그러니 여러 성도님들도 하나님을 안 것이 빨랐다 해서 더디게 오는 사람이나 돌아서 오는 사람 등 여러 갈래로 하나님께 오는 사람들을 자신의 신앙을 기준으로 해서 그들에게 손가락질을 하지 말고 주님이 하신 것처럼 사랑과 인내로 기다려 주셨으면 합니다.
주님은 영적으로 완벽하게 성장한 사람도 사랑하시지만 차츰 성장해 가는 모습도 사랑하신다는 것을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의 저 같은 부류 즉, 하나님을 믿고 온전한 신앙생활을 꿈꾸지만 체험이 부족하고 감정보다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이고 합리성을 따지는 수많은 현대인이 하나님께 한 걸음 옮길 수 있는 방법인 거 같습니다.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의심 많던 도마는 틀림없는 예수님의 제자였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제자를 너무나 사랑하셨고 그는 변화되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죽는 순간까지 그 사명을 다했다는 것을 말입니다.
비록 저는 아직은 도마만큼 주님을 사모하는 마음이 덜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을 낭독하는 이 순간부터라도 좀 더 신앙이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저만의 바람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이 공개석상을 통해 제 자신에게 약속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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