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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잡문

사랑이 무너질 때의 증상

by 백대현 2015. 7. 17.

사랑이 무너질 때의 증상

 

 

 

 

어느 친구가, 중량도 별로 안 나가는 게 무게를 잡고 있다고 언젠가 내게 농담 삼아 말한 적이 있다.

내가 생각해도 남자 몸무게가 겨우 60kg에서 오르내리니 별로 반박 삼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덩치가 작은 사람도 분위기에 취하면 씨름선수를 압도할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나는 이미 오래 전에 누군가에 의해 배운 것 같다.

 

박강성이라는 가수가 있다. 그분을 구태여 소개하지 않더라도 많은 고정 팬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라이브 가수이다.

 

내가 지금보다 젊었을 때, 나는 직업상 전국을 돌아다닌 적이 있다.

지금도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어느 카페에서 나는 그가 자신의 노래를 직접 부르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그날 그가 부른 곡이 무엇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그의 깊이가 있는 곡은 나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아니 그 자리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도 나와 같은 심정이었으리라.

 

그리고 시간이 한참 흐른 후 우연히 듣게 된 '문밖에 있는 그대' ( 그 당시 들었던 곡인지는 확실치가 않네) 라는 곡에서 나는 그가 왜 그 곡을 자신의 대표 곡이라고 말하는 가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 할 수 있었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곡의 제목은 이미 헤어진 연인사이로 설정하고 있었다. 

 

‘그대 사랑했던 건 오래 전에 얘기지...’라고 시작하는 곡의 첫마디에서도 과거의 이야기자 연인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노을처럼 피어나 가슴 태우던 사랑

그대 떠나가던 밤 모두 잊으라 시며 마지막 눈길마저 외면하던 사람이...’

 

노을은 해가 뜨고 지면서 벌겋게 물드는 자연현상이지만 이 곡에서는 뜨고 지는 현상을 사랑의 험난했던 진행 또는 사랑의 속삭임을 암시하는 거 같다.

그런 사랑을 했었던 사이가 어느 한쪽에서의 배신(?)(이 곡에서는 女다)으로 즉 여가 애절한 눈을 했을 남에게 일방적으로 헤어짐을 요구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얼음처럼 등을 보였던 사람이 돌아왔다.

 

‘초라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와 오늘은 거기서 울지만...’

 

돌아섰던 사람이 돌아와 울고 서 있다네?

다시 돌아와 울고 있는 여인네는 뭐야? 냉정하게 돌아섰던 사람인데...

여기서 우린 "운다" 라는 단어 때문에 숨겨진 여인네의 아픈 가슴을 무작정 무시할 수는 없다.

울고 있다는 것은 후회다. 그리고 나만의 어쩔 수 없었음을 과거의 남자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어 있다. 헌데,

 

‘그렇게 버려둔 내 마음속에 어떻게 사랑이 남아요

한번 떠난 사랑은 내 마음에 없어요 추억도 내겐 없어요

문밖에 있는 그대 눈물을 거두어요 가슴 아픈 사랑을 이제는 잊어요...’

 

그녀가 떠나고 남자는 많은 그리움과 아쉬움으로 많은 시간을 아파 했었으리라. 그리고 그 사랑을 위해 다른 사랑을 찾아 방황하였을 수도 있다.

 

위곡의 결론은 바로 그것이다.

 

사랑했던 사이가 어떤 이유로 헤어지고 헤어짐을 먼저 말한 사람이 다시 돌아와 다시 과거의 사랑을 돌아갔으면 하는 그러나 나를 버리고 간 그녀로 하여금 다른 사랑을 찾은 남자가 더 이상 옛사랑으로 회귀(回歸)할 수 없음을...

 

위곡을 부르는 가수는 위 노래를 할 때마다 지그시 눈을 감는다.

추론(推論)하건데 위 가수는 위 곡 같은 사랑을 하였다고 본다. 그저 가수라는 직업으로 노래만 잘 부르면 된다는 얄팍한 상술이 아닌, 진심으로 말이다.

 

나는 위곡을 예로 삼아 사랑하는 사이가 그 사랑이 무너져 가는 찰나를 말하기 위해 지금 글을 쓰고 있다.

 

사랑은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노을처럼 한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지는 노을이 될 수도 있고 떠오르는 새벽노을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새벽노을은 일단 뒤로 빼고 지는 노을이 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증상이 그 발단이다.

 

증상???

 

지는 노을....무너져 가는 증상 중에 한 가지...

 

“어느 날부터 내가 하는 말에 상대가 집중을 하지 않는다!!!”

 

거대한 바위가 빗물 한 방울에 부서지는 것도, 웅대한 댐이 개미가 파놓은 구덩이 때문에 무너져 내리는 것도, 철근과 콘크리트가 혼합되어 단단했던 빌딩이 작은 기둥하나 빠짐으로....

나는 단순한 바로 위 문장 하나가 바위나 댐이나 건물이 무너지는 것처럼 사랑하는 사이도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박강성이라는 가수가 다음 마디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와 오늘은 거기서 울지만...

그렇게 버려둔 내 마음속에 어떻게 사랑이 남아요

한번 떠난 사랑은 내 마음에 없어요 추억도 내겐 없어요

문밖에 있는 그대 눈물을 거두어요 가슴 아픈 사랑을 이제는 잊어요...’’

 

눈을 감고 목이 터져라 절규하는 모습에서 그로 인해 청중들이 온몸에 전율을 느끼며 그에게 압도당하는 특히, ‘한번 떠난 사랑은’이란 클라이맥스(Climax) 부분에서는 그 누구도 숨을 쉬 못하는...

그런 지나간 사랑의 아픔들이 겨우 나의 말 아니면 상대의 말 한마디에 귀 기울여 주지 않는데서 오는 것을 아는데는 과연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 걸까...

 

지금도 누군가와 사랑을 하고 있을 이 글을 읽고 있는 친구들...

참고 바래요.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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