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
이 계절만 되면
전국 방방곡곡에서 축제가 열린다.
내가 사는 동네도 예외가 아니다.
지인이, 어린이들에게
전통 과거시험을 시연하는 순서에
시제 출제와 진행을 요청했다.
보름동안 고민 끝에
‘왕따(집단 따돌림)’를 시제로 결정했다.
과거시험은 고려 시대부터 인재 등용을 위해
실시했던 제도다.
제도의 모태가 성리학이었다면
성리학의 출발은 유학(유교)이다.
당시 과거의 시제는
대체로 정치나 사회 분위기와 직결되는
문제가 많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당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상이나 이념이 비슷한 인재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시제로 선택한 왕따가
현 사회의 이슈인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학교나 학원에서 왕따를 없앨 수 있는
나만의 생각이나 방법을
3가지 이상 써보세요’를 제시하고
왕따를 직, 간접으로 경험하고 있는
어린이들의 생생한 생각과 방법이 담긴
답안지를 보았다.
왕따문제는,
색깔만 다를 뿐
춘추전국시대 살았던 사람들에게
유학(유교)이 요구할 수밖에 없었던
인(仁)과 예(禮)와 의(義)가
합치되지 못한 데서 나온 결과물이다.
또한, 세상이 평화롭고
인간이 행복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영혼을 죽이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이다.
왕따를 시제로 결정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시대 주인공인 어린이들에게
왕따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고
유학(유교)의 핵심 사상인,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삶에
내가 기여해야 할 것’을
찾아보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백대현.
'단상잡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 (0) | 2018.01.20 |
---|---|
살피고 캐내게 해야 할 것 (0) | 2017.12.16 |
우리가 배운 것을 잊었다는 것 (0) | 2017.08.15 |
인성교육 18세 이전에 해야 한다 /백대현 (0) | 2017.07.26 |
백대현의 『B. C. D. 론』 (0) | 2017.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