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 산길을 걷다
몸과 마음이 울적하여
늙은 나무 벤치에 앉았다
지나가던 하루살이가
슬그머니 팔등에 앉았다
왜 눈물을 글썽이고 있냐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여행 간 사랑하는 님이
보고 싶어 울고 싶다고 했다
나는 평생 사랑했던 이를
지금 막 천국 열차에 태워보내고
돌아오는 중이라고 했다
사랑하는 이가 살아 있어서
잠시 헤어졌다
다시 볼 수 있다는 건
슬픔이 아니라
기쁨이요 행복이라고 했다
다리 근육이 불끈 살아나
두 팔을 흔들었다
하루살이가 내 눈물을 안고
사라졌다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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